와인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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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2019-07-08 23:44:23, Hit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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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佛코냑의 등급이 영문인 까닭은?
20여년 전, 해외에 나가게 되면 주변에서 부탁하는 술이 있었다. 바로 ‘코냑’(Cognac) 코냑’이라는 이름은 프랑스의 지역명으로, 이 지역에서 나오는 포도 증류주를 코냑이라고 부른다. 흥미로운 것은 매번 사서 오라는 술에 등급이 있었는데, 이왕이면 ‘XO’로 표시된 것이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코냑은 프랑스의 술. 하지만 표기는 영문으로 돼 있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 사용을 싫어한다는데 영어 표기를 한 이유가 뭘까?

코냑의 표기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VS’급은 ‘Very Special’로 2년 이상 숙성시킨 원액으로 블렌딩했다. ‘VSOP’는 ‘Very Special Old Pale’로 4년 이상, ‘XO’는 ‘Extra Old’로 10년 이상(최근에 6년에서 10년으로 변경) 숙성시킨 등급을 의미한다. ‘오다주’(Hors d’age)라는 표기도 있는데 ‘XO’급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최근에는 ‘XXO’라는 14년 이상의 새로운 표기도 등장을 했다. 이렇게 영어식 표기를 많이 쓰는 이유는 코냑의 최고 수출처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영국이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랑스 코냑 업체의 주인이 영국계인 경우가 많았다.

와인 증류주인 ‘코냑’은 프랑스산 술이지만 등급은 영문으로 표기한다. 코냑이 영국 등지에서 많이 소비됐기 때문이다.

세계 5대 코냑 기업 중 3곳이 영국과 관련이 있다. 세계 코냑 시장의 39%를 차지한다는 ‘헤네시’(Hennessy)는 아일랜드 출신의 장교였던 리처드 헤네시에서 출발했다. ‘마르텔’((Martell)의 경우 영국해협의 채널제도의 저지섬에서 온 존 마르텔이 창업자다.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를 갈 때 가지고 갔다는 코냑 ‘쿠루보아제’(Courvoisier)는 원래 프랑스 기업으로 1809년에 설립되지만, 1909년 영국에서 와인 및 증류주 사업을 하던 영국의 사이먼 가문이 인수를 하게 된다. 5대 코냑 기업은 아니지만 고급 코냑으로 유명한 ‘하디’(Hardy)도 1863년 영국인 엔소니 하디가 세운 증류소이며 ‘바롱 오타르’(Baron Otard) 역시 아일랜드 계열이다. 다만 이 기업들이 철저히 프랑스식을 따른 이유는 프랑스라는 브랜드를 활용하면 제품을 고가로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적과 관계없이 철저히 자본주의 논리를 따랐던 것이다. 쿠루보아제의 경우 나폴레옹을 전면에 내세워 지금도 로고 자체에 그의 상징이 그려져 있다.

한편 코냑 사업은 네덜란드 상인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네덜란드 상인들은 저장 및 관리가 어려운 와인 대신 획기적인 제품을 취급하려고 했는데, 때마침 증류주인 브랜디가 눈에 띈 것이다. 브랜디는 포도의 풍미를 가지고 있으면서 알코올 도수가 높아 상하거나 썩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7세기 말 영국에서 명예혁명이 일어나고, 당시 왕인 제임스 2가 프랑스로 망명하게 된다. 이어 네덜란드 출신인 제임스 3세가 왕이 되면서, 프랑스 술인 브랜디보다는 네덜란드 술인 ‘진’(Gin)을 적극 보급시킨다. 하지만 브랜디의 맛을 알게 된 영국인들은 밀수입을 하게 되고, 나아가 직접 코냑 사업까지 한다. 네덜란드인이 시작한 사업을 결국은 영국인이 빼앗은 것이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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